삶과 선택

집중이 안 되는 날, 내가 선택한 공부 방식

NOBRAKER 2025. 9. 26. 22:00

공부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아무리 시간을 내도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고, 교재도 펼쳐져 있는데 머릿속은 계속 다른 곳을 향합니다. 그런 날은 괜히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의지가 부족한가?” “오늘은 그냥 쉬어야 하나?” 같은 생각이 반복됩니다.

처음에는 집중이 안 되는 날에도 억지로 계획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정해둔 분량을 채우지 못하면 하루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버티다 보면 공부는 점점 싫어졌고, 책상에 앉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접근 방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집중이 안 되는 날은, 집중을 전제로 한 공부를 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대신 그날의 상태에 맞는 방식으로 공부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완벽한 집중’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를 풀지 않아도 괜찮고, 깊이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대신 책을 넘기며 익숙한 개념을 다시 읽거나,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가볍게 정리하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했습니다.

집중이 안 되는 날에는 시간보다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2시간을 붙잡고 씨름하기보다, 20분 정도만 집중하고 잠시 쉬는 식으로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부담을 낮추면, 오히려 다시 집중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선택한 방식은 공부 환경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만 공부하려고 하지 않고, 장소를 조금 바꿔보거나 시간을 조정해보았습니다. 집중이 안 되는 이유가 의지가 아니라 환경 때문일 때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집중이 안 되는 날을 실패로 기록하지 않기로 한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날을 “아무것도 못 한 날”로 남겼지만, 지금은 “컨디션을 확인한 날”로 기록합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공부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공부를 계속 이어가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매일 같은 집중력으로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의 완성도가 아니라,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중이 안 되는 날에도 책을 완전히 덮지 않는 것, 아주 작은 분량이라도 공부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 정도만 지켜도 다음 날로 이어지는 힘은 충분히 남아 있었습니다.

이 방식이 언제나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집중이 안 되는 날을 억지로 밀어붙이기보다 공부와 멀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노브레이커 블로그에 이 글을 남기는 이유도 같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는 건 매일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날에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중이 잘되는 날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집중이 안 되는 날을 어떻게 넘길지를 고민하는 것이 공부를 오래 이어가는 데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