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선택

아이들의 ‘표현 과정’을 지켜보는 역할

NOBRAKER 2025. 10. 7. 13:37

아이들은 말보다 그림으로 먼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을 느끼는지,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지는 말로 설명하기보다 색과 선, 형태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그림은 결과물이라기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아동미술지도사는 이 과정 곁에 머무는 역할로 인식됩니다. 잘 그렸는지, 예쁜지보다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위치에 가깝습니다. 아이의 손이 어디에서 멈추는지, 어떤 색을 반복해서 고르는지, 그 흐름 자체가 하나의 신호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역할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이들의 표현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그림이 다르고, 같은 주제라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아동미술지도사는 이런 변화를 정답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 역할은 아닙니다. 즉각적인 성과나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반복되는 관찰과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일은 “아이를 좋아하는가?”보다는 **“아이의 속도를 존중할 수 있는가?”**를 먼저 스스로에게 묻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미술지도사라는 역할이 언급되는 이유는, 아이들의 표현이 점점 더 관리와 평가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결과를 재촉하지 않고, 표현 자체를 안전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래서 아동미술지도사를 떠올리는 순간은 직업을 선택하는 순간이라기보다, 아이들의 성장이 어떤 방식으로 지켜져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시점에 가깝습니다. 이 역할은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 곁에서 흐름을 지켜보는 사람에 더 가깝습니다.

노브레이커 블로그에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아동미술지도사를 추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왜 아이들의 표현이 결과보다 과정으로 존중받아야 하는지, 그 관찰과 기다림의 의미를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더 빨리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믿고 지켜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동미술지도사를 떠올리고 있다면, 이 글이 그 역할을 바라보는 기준을 정리하는 데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