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마음은 쉽게 정의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감정이 바뀌고,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괜찮은 것 같다가도 갑자기 화가 나고, 별일 아닌 일에 깊이 상처받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감정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며, 말보다 행동이나 침묵으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의 문제를 바라볼 때, 단순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 뒤에는 설명되지 않은 감정과 상황이 함께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상담이라는 영역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보다는, 마음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청소년 상담사는 누군가를 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청소년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공간을 지켜주는 역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언을 앞세우기보다 이야기를 기다리고, 판단하기보다 맥락을 살피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보다, 말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감각입니다.
이 역할이 필요한 이유는 청소년기의 감정이 아직 언어로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른처럼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시기에, 감정은 종종 행동이나 반항, 혹은 무기력으로 나타납니다. 청소년 상담사는 이런 반응을 문제로 단정하기보다, 그 반응이 만들어진 배경을 함께 바라보는 사람으로 자리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 역할이 잘 맞는 것은 아닙니다. 즉각적인 변화나 뚜렷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긴 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일은 “사람을 돕고 싶은가?”보다 **“변화가 보이지 않는 시간도 견딜 수 있는가?”**를 먼저 스스로에게 묻게 합니다.
청소년 상담의 과정은 대개 느립니다. 신뢰가 쌓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한 번 열린 마음이 다시 닫히는 순간도 찾아옵니다. 이때 상담사는 조급함보다 일관성을 선택해야 합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태도로 기다리는 일이 상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역할의 핵심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데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사는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청소년이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곁에 머무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말 한마디보다, 함께 침묵을 견디는 시간이 더 큰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 상담사를 떠올리는 순간은 직업을 고민하는 순간이라기보다, 사람의 성장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점에 가깝습니다. 빠른 교정보다는 이해를, 통제보다는 관계를 선택하는 태도가 이 역할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노브레이커 블로그에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청소년 상담사를 이상적인 직업으로 포장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왜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마음을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해해야 할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지를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는 단순히 어른으로 가는 준비 단계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누군가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을 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상담은 바로 그 시간을 지키는 역할입니다. 청소년 상담사를 떠올리고 있다면, 이 글이 그 역할을 조금 더 차분하게 바라보는 기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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