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선택

왜 재해 앞에서 ‘판단의 기준’을 세워야 하는 역할이 필요한가

NOBRAKER 2025. 10. 4. 20:00

재해 앞에서 ‘판단의 기준’이 필요해진 이유

자연재해는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그 결과는 각기 다르게 남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작물이라도 피해의 정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가장 어려운 질문이 등장합니다.
“이 피해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손해평가사는 바로 이 질문 앞에서 떠오르는 역할입니다. 이 직업은 피해를 단순히 숫자로 계산하는 일을 넘어, 상황을 해석하고 기준을 적용하는 역할로 인식됩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농업 재해는 특히 그렇습니다. 자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만큼, 동일한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손해평가사는 현장을 보고, 과정을 살피고, 피해가 발생한 흐름을 이해하려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판단의 연속에 가깝습니다.

이 역할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손해평가의 결과가 누군가의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숫자 하나, 판단 하나가 이후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일은 늘 신중함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손해평가사는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라기보다, 설명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 선택은 아닙니다. 현장을 직접 마주해야 하고, 감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기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역할은 “잘할 수 있을까?”보다는 **“이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까?”**를 먼저 스스로에게 묻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해평가사가 하나의 전문 영역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재해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는 기준을 세워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감정에만 의존할 수도 없고, 숫자만으로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설명 가능한 판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손해평가사를 떠올리는 순간은, 직업을 선택하는 순간이라기보다 판단의 무게를 누가 짊어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점에 가깝습니다. 이 역할은 그 질문 앞에서 하나의 기준점처럼 등장합니다.

노브레이커 블로그에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손해평가사를 권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왜 이 역할이 재해와 보상의 과정에서 필요해졌는지, 그 판단과 책임의 구조를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계속 점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손해평가사를 떠올리고 있다면, 이 글이 그 역할을 바라보는 기준을 정리하는 데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