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기억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얼굴이나 목소리, 말투처럼 눈과 귀로 남는 기억도 있지만, 어떤 기억은 훨씬 조용한 감각을 통해 오래 남습니다. 그중 하나가 향입니다. 오래전에 스쳐 지나간 사람의 향이 어느 날 문득 떠오르거나, 특정 장소의 냄새가 한순간에 과거의 장면을 불러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합니다. 향은 설명하지 않아도 감정을 먼저 건드리는 감각이기 때문입니다.향수를 떠올리면 흔히 ‘꾸미는 도구’나 ‘이미지를 만드는 수단’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향의 역할은 그보다 훨씬 깊습니다. 향은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장식이기보다,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어떤 향을 선택하느냐는 지금의 기분, 생활의 리듬,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향을 고르..